"야당 파괴의 칼날 앞에 필사즉생(必死卽生)의 각오로 싸우겠다."
8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렇게 다짐했다.
그는 '여권의 위성(衛星)정당 음모' '국민기만극' '회유와 협박공작' 이라는 표현으로 김대중 대통령을 비난했다.
한 참석자는 "李총재가 정계 입문 뒤 이렇게 비장하게 말하는 것을 처음 본다" 고 말했다.
특히 "나의 개인적인 정치적 장래에 연연치 않겠다" 는 발언에는 장내가 숙연해졌다고 한다.
의원들은 李총재의 발언을 이날 저녁 공조회복을 위한 청와대의 DJP 회동을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다음은 의원총회 발언록.
▶李총재〓의원 이적(移籍.당적 이동)은 의회주의 근본을 파괴한 정치 쿠데타다. 정치안정을 위해 DJP 공조복원을 선언한다는 기만극에 속을 국민은 없다.
金대통령은 수적 우세로 국회를 지배하고 정계개편을 하려 한다는 게 국민의 생각이다. 여권 실세들은 정계개편 시나리오를 흘리고 있다.
한나라당의 일부를 떼어 군소정당과 함께 또 하나의 정당을 만들어 우리를 포위하려는 것이다.
위성정당을 창당하기 위해 우리 당 의원들에 대한 끝없는 회유와 협박공작이 시작될 것이다. 우리는 필사즉생의 각오로 뭉쳐 싸워야 한다. 나는 개인의 정치적 장래에 연연하지 않겠다.
▶목요상(睦堯相)정책위의장〓우리 당 의원들에 대해 불법적 계좌추적을 한 관계자들을 고발하겠다.
▶정창화(鄭昌和)총무〓현 정권은 군사독재보다 더한 1인 권력집중의 신(新)독재로 국정을 파탄시키고 있다. 최근의 상황은 복합적인 장기집권 시나리오다.
서승욱 기자
사진=김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