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권대표, 민심잡기 '광속정치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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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주당 김중권(金重權)대표가 26일 민심관리를 위한 '광속(光速)정치론' 을 펼쳤다.

金대표는 당4역회의에서 "민심을 잡으려면 광속의 정치로 변화속도를 따라잡아야 한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요구와 갈증이 있는 곳에 당이 있는 현장정치가 필요하다" 는 의욕을 보였다.

소프트웨어업계의 황제인 빌 게이츠가 쓴 '생각의 속도' 를 원용한 것이라고 김영환(金榮煥)대변인이 전했다.

金대표는 또 "지구당에 당 홍보물이 쌓여 있고, 국민을 상대하는 국정홍보의 주체가 돼야 할 지구당이 객체로 돼있다" 고 질타했다. 회의에선 "지도부가 붕붕 날아다녀야 한다" "회의를 짧게 하자" 는 의견이 쏟아졌다고 한다.

남궁석(南宮晳)정책위의장은 "빨라야 산다" 며 "서부영화를 보면 칼 가진 사람이 뽑는 속도만 빠르면 총을 가진 사람을 이기기도 한다" 고 이런 개념을 뒷받침 했다.

南宮의장은 "1970년대 삼성전자 근무 시 시장점유율이 5%에 불과했으나 전국을 3일 만에 돌면서 판매를 독려해 경쟁업체를 따라잡았다" 는 경험담까지 소개했다.

이날 취임식에서도 金대표는 "국민이 매서운 눈으로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 지금은 전진이냐 후퇴냐의 기로" 라고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그는 "정부는 배요, 국민은 바다" 라는 정관정요(貞觀政要)의 한 대목(당 태종과 신하인 위징간의 대화내용)을 인용, 국민에 대해 겸허한 마음을 가지라고 주문했다.

金대표는 후속 당직개편에도 이런 구상을 담을 것이라고 한다. 총재비서실장에 4선인 이협(李協).조순형(趙舜衡)의원 등 중진카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대중 대통령에게 직언(直言)시스템을 확대하자는 취지" 라고 말했다.

이양수 기자

사진=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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