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명품 화장품업체 인사 보니 … 한국 근무는 승진 시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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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한국 시장의 성적이 명품 화장품 업체 인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에서 명품 화장품 소비가 늘면서 한국 시장 성패에 따라 지사장이 본사 요직으로 승진하는 등 인사를 좌우하게 된 것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우드(사진) 에스티로더 그룹의 한국 지사장은 최근 미국 본사 글로벌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그룹의 대표 브랜드인 에스티로더는 지난해 롯데·신세계·현대 주요 백화점 3곳에서 매출 2위를 차지했다. 해외 브랜드 중 1위다. 새로 출시한 노화방지 에센스 화장품인 일명 ‘갈색병’까지 명품 고객에게 인기를 끌었다. 세계 화장품 시장 매출 1위가 로레알 그룹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시장에서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로레알 그룹은 에스티로더와 비교할 때 성장세가 더딘 편이다. 롯데백화점에서 로레알 브랜드인 랑콤·비오템의 2008년과 지난해 매출 순위가 동일한 수준이다. 그래서 이 회사의 클라우스 파스벤더 전 한국 지사장은 지난달 로레알 재팬 사장으로 자리를 수평 이동했다.

하지만 로레알 그룹 내에서도 성장한 브랜드 임원은 인정받았다. 키엘이 대표적이다. 이 브랜드의 전 세계 매장 700곳 가운데 매출액 10위권 내에 있는 한국 매장이 6곳이다. 뉴욕 플래그십 매장에 이어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매장이 전 세계 매출 2위에 올랐다. 키엘 본사의 패트릭 클런버그 사장은 다음 달 승진자로 내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화장품 시장의 성장세가 전 세계 평균보다 높은 데다 소비자가 섬세하고 민감해 전 세계 화장품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는 ‘테스트 마켓’이 되고 있다”며 “한국 내 매출 실적은 기업 임원이 본사 요직으로 승진하는 데 직결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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