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인기 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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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할아버지 형제의 아들이 낳은 아들은 어떻게 불러야 할까. 아내의 언니의 남편에 대한 호칭은 뭔가. 답은 형님, 그리고 동서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런 호칭을 몰라서 스마트폰 세상이 분주하다.

지난해 12월 아이폰 국내 출시로 스마트폰이 국내에 본격 확산된 뒤 맞은 첫 설 연휴. 이 기간 KT가 보급하는 애플 아이폰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내려받은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이하 앱)이 바로 ‘친인척 호칭법(사진)’이었다.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만 해도 이 앱은 5위에 랭크돼 있었다. 하지만 설 연휴가 시작되자마자 다운로드 1순위를 차지했다. 사실 일가 친척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설에서 친인척 호칭 문제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적잖은 부담이다.

연휴 직전 상위를 달리던 ‘성형수술 견적 정보’는 이 기간에 하위권으로 밀렸다. 고속도로 정보도 상위에 올랐다. 짧은 연휴 기간에 막히지 않는 도로를 찾으려는 귀성객들 때문이다. KT의 스마트폰 ‘쇼(SHOW)옴니아’에서도 고속도로와 서울·수도권 인근 간선도로 정보를 알려주는 ‘쇼 CCTV’가 연휴 기간 내내 1위를 지켰다. 평소 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 1, 2위를 달리던 ‘엄청난 사다리’나 ‘천자문’ 같은 앱은 2, 3위로 밀려났다. 지도 정보 ‘파란지도’나 고속버스 정보 ‘코버스(KOBUS)’ 등도 인기를 끌었다. 연휴 기간 가족이나 연인과 영화를 보려는 사람이 늘면서 영화예매 앱인 ‘쇼 영화예매’는 다운로드 15위(5~8일)에서 12위(12~15일)로 상승했다.

할아버지나 할머니부터 아이들까지 즐길 수 있는 쉽고 간단한 게임이 인기를 끌었던 것도 연휴 기간의 특징이다. SK텔레콤의 스마트폰 ‘T옴니아’ 무료 앱 다운로드 1~3위는 ‘두더지잡기’ ‘피아노’ ‘복불복’의 순. 두더지잡기는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두더지잡기 게임을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든 간단한 게임이다. ‘피아노’는 스마트폰으로 피아노를 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즐기기에 적당하다. 평소엔 ‘맛집 찾기’나 ‘요리법’ 등 생활정보가 상위를 차지했다. SK텔레콤의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T스토어를 운영하는 OMP사업팀 김보영 매니저는 “평소보다 훨씬 간단한 게임을 내려받는 사람이 많았다”며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가족과 친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에서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많았던 것같다”고 말했다.

겨울올림픽이 연휴 기간에 시작되면서 관련 앱의 다운로드도 많았다. T스토어에선 올림픽 경기 일정과 승부 결과, 국가별 순위 등을 알려주는 앱 ‘와우(WOW)밴쿠버 올림픽’이 하루 평균 1500건씩 다운로드됐다. 그 이전에는 700건 정도였다. 올림픽 경기를 실시간으로 문자 중계하는 ‘밴쿠버 태극전사 파이팅’도 하루 평균 430여 건 다운로드됐다.

설 연휴가 끝난 직후 아이폰 다운로드 4위로 올라선 앱은 ‘군것질 쉐이커’. 튀김이나 햄버거·피자·치킨 등 군것질 거리로 먹는 음식에 얼마의 칼로리가 들어있는지를 알려주고, 한참 동안 아이폰을 흔들면 그 음식이 날아가는 그림이 나타나면서 ‘축하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뜬다. 그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를 참았다는 걸 축하한다는 뜻이다. 애플코리아의 박정훈 홍보부장은 “연휴 동안 기름진 음식을 먹고 난 후 몸무게가 늘 것에 대한 우려가 늘면서 이런 애플리케이션도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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