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파워블로거 8인 지구 지키기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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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블로그를 통해 에너지 절약을 홍보하는 ‘에코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한경희·김화란·허경윤·진성숙·이경아·김영희·허경민·마주연씨.

“우리 모두 ‘에코맘(Eco-Mom)’이 돼 CO2 줄이고 지구 지키는 데 동참해요.”

16일 한 인터넷 포털의 ‘하늘의 행복한 공간(maju912)’이라는 블로그에는 에너지절약을 권장하는 10여 개의 글이 올라 있었다. ▶실내온도 2도씩 절약하기(겨울엔 낮추고, 여름엔 높이고) ▶물 절약하기 ▶커튼 달기 ▶온 가족 모여 식사하기 등등. 이 글들에는 ‘좋은 정보 고맙다’ ‘나도 따라 해 보겠다’ 등의 댓글이 수십 개씩 붙었다.

이 블로그 운영자는 주부 마주연(47)씨다. 그는 2005년부터 블로그에 맛집·생활용품·여행 등 다양한 정보를 올리는 인기 블로거다. 하루 평균 방문객이 2만 명에 달하고 지금까지 전체 방문객은 580만 명이나 된다.

주로 생활정보만 올리던 주부 블로거들이 환경보호에 관심을 갖고 관련 글을 올리게 된 것은 지난해 11월부터다. “인기 높은 블로그를 이용해 환경보호와 함께 서울시 에코마일리지를 널리 홍보해 달라”는 서울시의 요청을 받으면서다. 에코 마일리지(ecomileage.seoul.go.kr)는 전기·가스 등 에너지를 많이 아낀 가정과 아파트단지·빌딩 등에 친환경상품이나 에너지절약제품, 건물 녹화 조성비 등을 제공하는 제도다.

이처럼 서울시 요청을 흔쾌히 수락한 주부 블로거는 모두 8명이다. 이들은 모두 자신들이 운영하는 블로그의 누적 방문객 수가 50만 명을 넘는 파워블로거들이다.

명칭을 ‘에코맘 기자단’이라고 붙였다. 환경보호를 앞장 서서 실천하는 주부 기자단이라는 의미다. 이들은 모임 결성 이후 다섯 차례 모였다. 평상시 실천했던 에너지 절약 방법을 얘기하며 노하우를 나눈다. 그리고 블로그에 다양한 경험담을 소개한다.

최근 서울시청 남산별관 회의실에서 열린 모임에서 허경민(40)씨는 “두툼한 커튼을 달고 나서부터는 발코니에서 찬바람이 안 들어오고 난방시간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김화란(41)씨는 “집안 곳곳에 에너지 절약 스티커를 붙여 놓는다면 경각심을 느끼고 더 잘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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