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처리 매일 '지각 신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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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회는 21일 '1970년(12월 19일 처리) 이후 가장 늦은 예산안 통과' 라는 기록을 추가했다.

이날 본회의는 법안만 처리했을 뿐 새해 예산안은 손대지 못했다. 당초 완전 공개하기로 했던 '13인 계수조정소위' 는 '6인소위' 로 다시 추려졌다.

여야 위원들간 선명성 경쟁으로 오히려 심의가 늦어진다는 것이 이유였다. 비공개 '6인소위' 가 가동하면서 심의는 얼마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예결위원인 이강두(李康斗)의원은 이회창(李會昌)총재를 찾아가 "8조원 규모의 우리당 삭감안을 수정하지 않으면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 고 호소했다.

그래서인지 李총재는 이날 '철저한 예산심의를 위한 처리날짜 연기' 를 밝히려던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이후 한나라당측은 삭감규모를 2조5천억원선까지 줄일 수 있다는 마지노선을 장재식 예결위원장에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가 의견일치를 본 농어가부채 경감 등을 위한 예산증액 1조5천억원을 빼면 순삭감 요구액이 1조원으로 줄어든 셈이다.

민주당도 '순삭감 일절 불가' 에서 '4천억원까지 가능' 으로 양보했다. 양당 관계자들은 "잘하면 22일 중 타결이 가능해 성탄절 이전에 본회의를 열어 처리할 수 있을 것" 이라고 기대했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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