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후 5시쯤 필리핀 마닐라시 외곽의 빈민촌 파라나케 마을. 李동진(18.가명)군 등 한국 청소년 15명이 갓 지은 집에 나무 문을 달자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다.
한때 비행청소년으로 분류됐던 李군 등은 현재 직업학교 성격의 사회교육 시설학교에 다니는 학생들.
이들이 필리핀 빈민촌에 집을 짓게 된 것은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실시한 '청소년 해외체험교육' 프로그램 덕택이었다.
청소년보호위는 '처벌.격리 위주인 기존의 선도교육에서 벗어나 '해외 오지 봉사활동을 통해 아이들에게 새로운 용기를 심어주려는 차원에서 이 행사를 준비했다.
처음엔 "우리가 왜 이런 고생을 해야 하느냐" 고 반항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3~4일이 지나자 아이들은 달라졌다.
차곡차곡 올라가는 벽돌을 보며 보람과 희망이 생겼고, 어느새 친해진 마을 아이들의 응원도 용기를 북돋웠다. 첫삽을 뜬 지 12일 만에 번듯한 집이 완성됐다.
李군 등은 "늘 야단만 맞으며 살아왔는데 처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박수와 칭찬을 받으니 기분이 너무 좋다" 고 말했다.
지난 19일 작업을 마치고 떠나는 한국 청소년들에게 현지 친구들은 머리핀.열쇠고리 등의 선물과 크리스마스 카드를 건넸다.
청소년보호위 禹승룡 사무관은 "아이들의 반응이 좋아 앞으로 이같은 해외체험 교육을 확대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강주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