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남매 명문대 진학시킨 농부 황보태조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자식 5남매를 과외 한번 안시키고 모두 명문대에 진학시켜 화제가 된 농부 황보태조(皇甫泰朝.사진.55.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눌태리.본지 1998년 9월 1일자 15면)씨가 '자식농사' 체험을 책으로 펴낸다.

22일 출간되는 책 이름은 '꿩 새끼를 몰며 크는 아이들' (올림). 지난해 막내아들 율(20)이 서울대 의대에 들어가 입시 부담을 벗은 그는 "자식교육도 농사와 다를 게 없더라" 며 "내 나름의 믿음을 책으로 펴냈다" 고 말했다.

이 책에 담긴 그의 교육철학은 '놀면서도 원리를 깨달을 수 있다' 는 의미의 책 제목처럼 자연스레 흥미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

그는 "무엇보다 돈으로 자식을 키우겠다는 생각을 버려라" 고 강조한다. 그러려면 부모의 관심과 희생이 끊임없이 요구된다는 것.

그러면서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한 자신의 방법을 소개했다. 한자를 익힐 땐 칭찬하기 위해 일부러 쉬운 것을 짚어가며 물었다. "칭찬은 비료와 거름 같은 기능을 한다" 고 했다.

영어공부는 학교까지 트럭으로 태워다 주며 영어교과서내용을 매일 테이프로 들려주었다. 그랬더니 몇달도 안돼 영어교과서 한권을 통째로 암기하더라는 것이다.

수학은 새로운 공식이 나올 때마다 "아빠가 잘 모르는데 쉽게 이야기해 달라" 고 몇번씩 조르자 설명해 주면서 완전히 소화해 냈다고 한다.

그는 1남4녀를 중학교 때까지 이같은 학습법으로 단련시켰더니 다음부터는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더라고 했다.

포항=송의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