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쇼크… 우량 은행주까지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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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6개 부실은행에 대한 '감자(減資)쇼크' 로 은행주 가격이 우량.비우량 구분없이 일제히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 완전 감자 결정은 금융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길게 보면 주가에 악재는 아니라는 시각도 제시되고 있다.

◇ 완전 감자 쇼크〓한빛.평화.광주.제주.경남은행 등 완전 감자를 당하는 은행의 주식은 18일부터 무기한 매매거래 정지에 들어갔다.

이제 그나마 투자자금의 일부라도 회수할 길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밖에 없다. 하지만 가격은 감자결정 이전 주가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해당 은행이 18일 제시한 매수청구가격은 ▶한빛 3백40원▶평화 1백66원▶경남 2백11원▶광주 2백원▶제주 3백42원 등이다.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려면 19일부터 28일까지 거래 증권사를 통해 감자반대 의사를 표시해야 한다. 동시에 주주의 30% 이상이 매수청구가격에 이의를 제기하면 최종 청구가격은 법원이 결정하게 되지만 과거 제일은행 등의 사례에 비추어 청구가격이 바뀔 가능성의 희박하다.

◇ 은행주 급락〓감자의 불똥은 18일 다른 은행주로 튀었다. 외환은행이 10.5%나 폭락한 것을 비롯, 전북(-8.6%).부산(-5.6%).대구(-4.3%) 등 지방은행의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

신한(-4.6%).한미(-1.9%).국민(-1.9%) 등 우량은행들도 하락을 면치못했다. 주택은행만이 국민은행과 합병시 주도권을 쥐게될 것이란 기대로 0.9% 상승했다.

삼성증권 오원선 연구위원은 "이번 감자 조치는 금융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려는 의지가 담겨있지만 완전 감자는 없다고 공언했던 정부로서는 노동계와 소액 주주의 반발 등 난제에 직면하게 됐다" 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대증권 백종일 연구위원은 "감자는 어느정도 예견됐던 '죽은 재료' 이기 때문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며 "기업 구조조정이 잘되고 은행들이 잠재적 부실의 우려에서 벗어나면 주가는 상승할 것" 이라고 내다봤다.

김광기.김원배.남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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