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정신대 할머니 위로방문 일본 레슬러 이노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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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코브라 트위스트' 를 기억하는가.

상대 선수의 다리를 휘감은 뒤 허리를 꺾어 버리는 프로레슬링의 전설적인 기술이다.

이 기술의 보유자로 널리 알려진 일본 프로레슬링의 대부 안토니오 이노키(57)가 24일 한국에 온다.

이번 방한은 "21세기를 맞아 스승 역도산 선생을 위해 뜻깊은 일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 갔던 정신대 할머니들의 소식을 들었다.

그분들을 위로하고 싶다" 는 이노키의 요청을 받은 대한프로레슬링협회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이노키는 방한기간에 역도산 동상 건립을 협의하는 한편 성탄절인 25일에는 경기도 광주군 퇴촌면 나눔의 집에 거주하고 있는 정신대 출신 할머니들을 방문할 예정이다.

병마와 싸우고 있는 '박치기 왕' 김일(71)선수를 찾아 옛정을 나눌 계획도 있다.

현역 시절 수차례 대결했던 이노키와 김일 선수는 역도산 선생 문하에서 동고동락한 막역한 사이. 지난해 타계한 자이언트 바바와 함께 일본 프로레슬링계를 풍미했던 이노키는 선수생활을 끝내고 정계에 진출, 참의원을 지낸 뒤 현재 2002년 한.일 월드컵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이번 방한에는 1980년대 이름을 날렸던 재일동포 여건부 선수도 동행한다.

대한프로레슬링협회 최규옥 회장은 "이노키는 김일 선수의 투병 소식을 듣고 몹시 안타까워 했다" 며 "정신대 할머니 방문도 이노키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고 말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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