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강좌 릴레이] 5. 사업계획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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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중소 전자.무역회사에서 12년간 근무한 경모(36)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금호동 오거리에 30평 규모의 PC방을 차려 성업 중이다.

지난 7월에는 지방 소도시에 더 큰 40평짜리 PC방을 차렸다. 양 쪽을 합해 월 평균 1천여만원의 순익을 올린다.

왜 이렇게 잘되는지 들여다봤더니 첫 단추를 잘 꿰었기 때문이었다. 사업타당성 분석과 사업계획서 작성을 철저히 했던 것이다.

'구멍가게' 라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던 시대는 지났다.

경씨는 우선 사업아이템의 기술성.시장침투 가능성.판매전략.수익성 등을 꼼꼼히 따졌다.

지난해 초부터 반년간 서울 시내의 잘된다는 PC방들을 찾아다니며 입지 여건과 PC의 보유대수 및 배치 형태.유동인구.인허가 조건 등을 조사해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그 다음 사업계획서 작성에 들어갔다.

사업계획서에는 보통 경영전략.기술성.시장성.판매전망.수익성과 자금조달.인력 운영 계획 등이 들어가는데 그의 계획서는 눈이 버쩍 뜨이는 것이었다.

수십가지 지출.수입 항목을 꼼꼼하게 분류해 창업 후 1년간의 영업 수지까지 추정했다. 실제 운영해 봤더니 자신도 놀랄 정도로 예상과 거의 일치했다. 계획서를 워낙 정밀하게 작성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두 번째 PC방을 쉽게 차리는 나침반이 된 것은 물론이다.

그의 사업계획서에 적힌 경영 전략을 보면 마치 중견기업의 기안문 같다. 8년간 해외근무를 경험한 사람답게 기획 안목도 넓었다.

PC방을 단순한 게임방이 아니라 다양한 국내외 정보를 얻는 정보공간으로 삼고, 스포츠.예술과 음성 동영상을 다루는 멀티미디어 문화공간, 소호(SOHO).벤처 족을 위한 쾌적한 사무공간 등으로 개념을 넓혀 고객층을 다양하고 두텁게 했다.

경씨 같은 기획 능력이 부족하다면 창업지원기관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사업계획서는 군대의 전시 작전계획서와 같다. 대충 대충 해서는 백전백패다.

문의는 전화(02-395-6142~4)또는 e-메일(esh7777@digital.smba.go.kr).

<서울 서대문소상공인지원센터 황의순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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