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 사실상 정계은퇴] 한화갑위원은 중국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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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이 17일 3박4일간 중국(중국공산당 초청)을 방문하기 위해 출국했다.

평소 가까운 설훈(薛勳).조성준(趙誠俊).배기운(裵奇雲)의원이 동행했다. 韓위원은 출국 직전 "동교동계는 이미 화합했다" 고 말했다.

측근들에겐 "당의 단합과 화해를 저해하는 언행을 일절 삼가라" 고 당부했다고 한다.

당 고위 관계자는 "韓위원이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당내 갈등의 불씨였던 양갑(兩甲 : 권노갑.한화갑)의 교통정리에 대한 메시지를 받은 것 아니냐" 고 설명했다.

金대통령은 지난 15일 韓위원을 청와대로 불러 당정쇄신 방안을 들었다고 한다.

韓위원은 "청와대에 가지 않았다" 고 부인했으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金대통령이 韓위원에 대한 격려와 경고를 함께 한 것으로 안다" 고 설명했다.

金대통령은 먼저 "최고위원 역할을 잘하라" 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선 "권노갑 최고위원의 거취와 분리해 韓위원의 정치적 공간을 인정한 것" 이라고 해석했다.

이와 함께 金대통령은 "지방 나들이를 자제하고 동교동계 내분이 없도록 하라" 고도 했다는 것이다.

당내 일각에선 최근 "韓위원이 차기 대선을 겨냥해 움직이고 있다" 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래서 "金대통령의 이런 발언에는 경고의 뜻이 담겨 있다" 는 것이다.

韓위원은 金대통령을 만난 뒤인 지난 16일 학계.경제계 인사들을 두루 만났다고 한다. 여권에선 "金대통령의 정국구상을 돕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 고 말했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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