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핸드볼] 이상은 최고기록 눈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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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16.

여자 핸드볼 간판 스타 이상은(25.제일생명.사진)이 핸드볼 큰잔치 개인 통산 6백골 초읽기에 들어갔다.

1992년 당시 진주햄에서 실업 초년생으로 큰잔치 무대에 선지 9년 만이다.

지난해 백상서(전 두산 경월)의 남자 최다득점 기록(5백36골)을 훌쩍 뛰어 넘은 이상은은 현재 통산 5백84골을 기록, 오는 19일부터 벌어질 2차 대회에서 6백골의 축포를 터뜨릴 예정이다.

큰잔치 신인왕 수상, 최우수선수(MVP) 두차례 선정, 95년 세계선수권대회 제패 등 화려한 경력과 달리 그녀의 운동 선수로서의 출발은 시원치 않았다.

단지 달리기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인천 서흥초등 4학년 때 핸드볼 공을 잡았으나 몸은 무거웠고 감각은 무뎠다. 그저 언니들을 졸졸 따라다니기만 했다.

인화여중에 진학해서는 왼쪽 발목을 다쳐 1년 동안 코트를 떠났다. 아무리 해도 자질이 보이지 않아 일찌감치 운동을 포기하려 했다. 떠나려던 그녀를 당시 인화여중 강세용 감독이 붙들었다.

강감독은 "애정이 있다면 언젠가는 꽃을 피운다. 참고 견뎌봐라" 며 혹독한 훈련장으로 그녀를 이끌었다.

선화여상에 진학하며 차츰 핸드볼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특히 실업팀에서 만난 서순만 감독은 그녀를 중장거리포로 변신시켰다. 거침없는 체력과 파워를 키워가며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기록은 그냥 수치잖아요. 기록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후배들을 보듬어주는 선배가 되고 싶어요. "

대기록을 눈앞에 둔 이상은은 의외로 담담하다. 그녀는 올시즌이 끝나면 왼쪽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을지 모른다. 온전한 몸으로 오래오래 뛰고 싶기 때문이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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