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득점 인플레'…서울대 특차 하향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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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쉬운 수능 탓으로 고득점자가 많아지면서 13일 원서접수가 마감된 서울대 특차 전형에서 수험생들의 안전 지원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법학.경영학.의예과 등 인기 학과의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진 반면 사회학.인류학.사회복지학.언론정보학과 등은 20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간호학.농산업교육학과 등은 미달되거나 1대1의 경쟁을 보였다. 상위권 인기 학과 신중-중상위권 학과 소신-나머지 학과 기피의 삼각 지원 양상을 보였다.

수험생들은 '고득점 인플레' 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마감 시간 이후에도 원서 접수 창구 앞에 7백여명이 줄을 서는 등 극심한 눈치작전을 벌여 막판 북새통을 이뤘다.

◇ 안전 지원=올해 특차모집 경쟁은 전년도 7.95대1에 비해 낮은 6대1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경쟁률이 15대1을 넘었던 인기 학과가 고득점 낙방을 우려한 수험생들의 기피로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법대는 50명 모집에 3백37명이 지원해 6.74대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경영대는 8.66대1, 의대는 6.88대1이다. 공대도 전기공학부 4.52대1, 컴퓨터공학부 4.56대1로 집계됐다.

반면 사회대는 전반적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사회학과는 4명 모집에 1백17명이 지원해 29.25대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류학과 25대1, 사회복지학과 21.66대1, 언론정보학과는 20대1이다.

유영제(劉永濟)입학관리센터소장은 "특차 전형은 소신 상향 지원이 특색인데 올해는 배짱 지원이 크게 줄어든 것 같다" 고 풀이했다.

◇ 눈치 작전〓특차 선발을 하는 54개 학과 및 학부 가운데 9개 학부.학과는 마감 1시간 전인 오후 4시까지 정원에 미달되는 등 치열한 막판 눈치경쟁을 보였다.

오전까지 한산하던 접수창구 주변은 오후 4시가 넘어서면서 2천여명이 몰려 혼잡을 빚었다. 마감 30분을 남겨놓고 원서를 작성한 黃모(18)양은 "컴퓨터공학부에 지원하고 싶었지만 점수 부담이 커 막판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며 "경쟁률이 낮은 과에 지원해서라도 일단 붙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일부 수험생은 막판까지 지원 학과를 쓰지 않고 접수창구 앞에서 다른 학과의 줄 길이를 끝까지 지켜보다 마감이 지난 오후 7시쯤 원서를 접수시키기도 했다.

정용환.이경희 기자

사진=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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