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 못받은 기술료 받을 길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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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지난 2년여동안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기술이전문제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미국 퀄컴사간에 벌어졌던 분쟁에서 우리측의 주장이 받아 들여졌다.

이에따라 ETRI가 퀄컴으로부터 앞으로 6년간 약 1억달러 가까운 기술료를 더 받을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개인휴대통신등에 활용되는 CDMA원천기술은 ETRI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으로 퀄컴에 기술이전해 상용화됐다.

ETRI는 "지난 1998년 10월말 국제상공회의소 산하 국제중재재판소(프랑스 파리 소재)에 낸 퀄컴의 기술료 미지급 관련 중재요청이 지난 8일 받아 들여져 퀄컴으로부터 거액의 기술료를 더 받아 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고 11일 밝혔다.

ETRI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대해 "한국이 CDMA 기술 종주국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인정받은 의미가 크다" 고 설명했다.

양사는 95년 '퀄컴이 국내 이동통신 업체들로부터 기술료를 받는 대신 ETRI에게 이 기술료중 20%를 낸다' 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었다.

그러나 퀄컴은 그동안 국내 업체들로부터 받은 기술료를 휴대폰에만 한정시켜 전체 기술료의 11%만 ETRI에 지급해 왔으며 ETRI는 CDMA 원천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개인휴대통신(PCS).무선교환기도 포함해 전체 액수의 20%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 마찰을 빚어왔다.

국제중재재판소는 이번에 만료기간이 불분명했던 퀄컴의 ETRI에 대한 기술료 지급 기한도 2006년 8월까지로 못박았다.

정보통신부의 국감자료에 의하면 국내 이동전화장비 및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지난 95년부터 올 6월말까지 퀄컴에 지불한 기술료는 총 6억5천여만달러에 이른다.

99년 한해에만 1억8천4백90만달러임을 감안할 때 이번 결정으로 ETRI가 퀄컴으로부터 추가로 받을 수 있는 기술료는 한 해 1천6백여만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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