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클리닉] 기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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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춥고 건조한 겨울철엔 감기를 비롯해 어린이 호흡기질환이 극성을 부린다.

나이가 어릴수록 병치레가 잦은데 이는 호흡기가 미숙하기 때문. 일례로 직접 가스교환을 하는 폐포만 해도 어른보다 수도 적고 크기도 작으며 기관지도 좁다.

또 기관지 점액선이 많아 가래도 많이 나온다. 약간만 가래가 차도 숨찬 증상이 나타나고 어른이라면 가볍게 지나칠 감기도 심하게 앓는다.

호흡기 질환의 가장 흔한 증상은 기침이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기침의 특징.숨소리.숨찬 정도 등을 정확히 알면 의사가 원인을 찾기 쉽다.

따라서 보호자는 가래가 많은 지, 기침소리가 어떤지, 횟수와 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기침의 특징을 소아과의사에게 잘 설명해줘야 한다.

또 호흡곤란 여부도 잘 관찰해야 할 항목이다.

예컨대 요즘 흔한 후두염에 걸리면 기도 입구에 염증이 생긴 상태라 컹컹하고 울리거나 쇳소리 나는 기침을 하면서 거친 숨소리가 난다.

염증이 점점 심해지면 호흡이 곤란해지면서 가슴 근육을 모두 동원해 숨을 쉬기 때문에 숨쉴 때 가슴이 쑥쑥 들어간다.

이런 상태가 진행하면 기도 윗부분이 급기야 막혀 숨을 못 쉬는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으므로 밤에라도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가장 간단한 감기로 인해 기침을 하더라도 주의가 필요하다. 어린이들은 감기를 앓다가 자칫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과 같은 합병증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호흡기질환을 예방하려면 집에 가습기를 틀어 공기가 건조하지 않도록 늘 주의해야 한다.

단 가습기는 분무기가 벽쪽으로 향하게 해 간접적으로 습도를 높이도록 해야 한다. 외출후엔 손을 씻고 양치질하는 버릇을 들여놓아야 한다.

어린이는 기관지확장제.가래 삭히는 약에 대한 반응이 어른보다 떨어진다.

따라서 단순한 감기로 생각되더라도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소아과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황세희 전문위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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