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I코리아 진승현 부회장의 비자금 조성 수법은 자신이 내세웠던 '선진금융 기법' 만큼 복잡하고 다양했다.
검찰 조사 결과 陳씨는 비자금 조성이 쉬운 건설업체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제1금융권에서 자금을 빌릴 수 없는 등 돈에 목말라 있던 모 건설회사의 궁박한 처지를 이용, 자금 출자를 미끼로 경영권을 확보한 것이다.
이후 陳씨는 이 회사가 건설하던 아파트를 헐값에 매매하는 수법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검찰과 이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陳씨는 차명으로 경기도 하남시에 건설 중이던 아파트를 시가보다 30% 싼 가격에 50여채를 분양받았다.
陳씨는 이 아파트를 다시 시세에 맞춰 되팔았고 이 과정에서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다.
陳씨는 이같은 방법으로 전국의 미분양아파트 10여곳에서 모두 1백억원 가량을 조성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陳씨는 또 제주도 모 금고에서 이 건설회사 이름으로 15억원을, 또 다른 부동산개발회사 명의로 7억원을 대출받는 등의 수법으로 서울.대구.울산.제주 등지의 금고를 돌며 수백억원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열린금고를 통해 제3의 업체에 대출해 주고 이 건설회사가 이 돈을 쓰도록 한 뒤 상환 자금을 MCI코리아 계열사들에 입금토록 해 자금의 흐름을 숨겼다.
이 건설회사 관계자는 "돈이 오고가긴 했는데 어디로 갔는지,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를 정도로 어지러웠다" 며 "결과적으로 陳씨는 우리 회사를 비자금 조성과 돈세탁 장소로 이용했다" 고 말했다.
김기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