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 나들이 '소금꽃 봉사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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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오랜만에 바깥 나들이하는 장애인들의 환한 웃음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

제7회 부산시 자원봉사 대축제에서 대상을 받은 '소금꽃 자원봉사단' 은 소금과 같이 세상에 꼭 필요하면서도 꽃처럼 아름다운 존재가 되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봉사단체이다.

이 봉사단은 다른 사람 도움 없이는 외출을 할 수 없는 지체 장애인들을 8년 동안 바깥세상 구경을 시켜주고 있다.

1993년 대전엑스포에 구경간 지체장애인들을 동행한 자원봉사자 10명이 '장애인 혼자서도 아무 불편 없이 외출해 봄 기운을 마실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 는 취지로 모임을 만들었다.

현재 회원은 모두 50명. 회사원.간호사.자영업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20.30대 회원 35명과 고교생 15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직장인반은 매달 한 번씩 장애인의 나들이를 돕거나 집을 방문해 봉사를 한다. 청소년반은 주로 장애인 시설을 찾아간다.

매달 셋째 일요일은 소금꽃 봉사단이 지체장애인들과 함께 나들이 하는 날. 회원들은 장애인 집을 방문해 휠체어나 운반용 침대 등을 챙겨 소풍을 간다.

주로 정상인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곳을 소풍간다. 장애인들이 정상인과 가까이 지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다.

94년에는 '장애인 극기 지리산 등반대회' 에 중증 장애인들과 함께 참가했다. 소금꽃은 그동안 장애인과 70여 차례 나들이를 했다.

양영철(梁暎喆.30.회사원)회장은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온 장애인들이 나들이를 통해 삶에 애착을 가진다" 며 "장애인들이 스스로 장애를 느끼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많은 사람이 참여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소금꽃 봉사단은 나들이를 원하는 지체.중증 장애인들의 신청(051-462-9905)을 받아 나들이를 도와준다. 신청한 장애인 집을 서너 차례 방문해 서로 얼굴을 익혀 친숙해진 뒤 나들이를 한다.

梁회장은 "거동이 불편한 중증 장애인들도 연락만 하면 언제든지 장애인들의 손발이 된다는 생각으로 달려간다" 며 "앞으로는 장애인들의 집에서 청소와 목욕 등을 돕는 일도 열심히 할 작정" 이라고 말했다.

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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