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서울·평양서 장총재 시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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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장충식(張忠植)대한적십자사 총재가 2차 이산가족 교환방문 기간에 일본을 방문, 자리를 피했음에도 불구하고 북측은 서울.평양에서 동시에 이 사건과 관련해 남측에 '일침' 을 가했다.

이산가족 교환방문 첫날인 30일 낮 1시50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봉두완 단장에게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언행이 잘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며 張총재 인터뷰건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 북측 방문단을 이끌고 오후 5시쯤 서울에 도착한 장재언(張在彦.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장)북측 단장도 '서울 도착 성명' 에서 "일부에서 방문단 교환 사업에 제동을 거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며 張총재건을 간접 거론했다.

한적 총재가 몸을 피한 사이 남측 방문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했거나 북측 방문단을 맞이한 한적의 두 부총재가 총재를 대신해 조선적십자회 관계자들로부터 '따끔한 충고' 를 들은 것이다.

북측이 이처럼 張총재가 자리를 피한 마당에서까지 인터뷰건을 잇따라 거론한 것은 사건이 張총재 개인의 잘못만이 아니라고 판단한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달 17~22일 치러진 재일조선인총연합(조총련) 2차 고향방문 때도 최병조 방문단장이 張총재 주최 만찬장에서 '책임 있는 사람들의 언행' 을 언급한 데 이어 이날 또다시 이를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총재까지 자리를 피해 줬는데 북측이 너무 한다' 는 비판도 없지 않다.

이러나 저러나 이산가족 사업의 명목상 주체인 대한적십자사가 2차 사업 첫날부터 체면을 잃은 셈이 됐다.

張총재는 자신의 월간조선(10월호) 인터뷰와 관련한 북측의 이의제기가 계속되자 지난달 29일 일본으로 출국했으며 2차 이산가족 교환 방문이 끝난 뒤인 다음달 4일 귀국할 예정이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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