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만난 남북]"동생에게 총을 겨누었다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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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현문아-. " "형님-. "

6.25 당시 국군과 인민군으로 각각 참전했던 신현삼(73).현문(70)형제는 서로를 보는 순간 "옛 모습 그대로구나" 라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동생 현문씨는 1950년 충남도청 운수과에서 근무하다 인민군에 의해 차량기술자로 차출돼 의용군에 입대했다. 그는 제대 후 30여년간 개성검찰소 검사로 활동해왔다.

형 현삼씨는 46년 국군의 모체인 경비대 2연대 창설 멤버로 입대했다. 낙동강전투 등 6.25 격전지를 누빈 그는 56년 대위로 제대했다.

현삼씨는 "지난 27일 상봉자 명단 발표 이후 신문기사를 통해 네가 인민군으로 복무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며 "내가 겨눈 총 앞에 네가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고 말했다.

현문씨는 "형이 섞여 있을지도 모를 국군과 전투할 때마다 괴롭기 그지 없었다" 면서 고개를 숙였다.

남쪽에 남았던 동생 현정(67).현성(62)씨도 "혹 한 분이라도 전사하셨으면 어찌할 뻔했느냐" 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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