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차 '유럽 드라이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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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상하이자동차(SAIC)가 옛 대우그룹의 폴란드 자동차 공장인 대우-FSO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중국 업체가 유럽의 자동차 생산업체를 사들이는 첫 사례가 되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3일(현지시간) 상하이자동차가 영국의 합작파트너인 MG로버와 함께 대우-FSO를 공동 인수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은 "상하이자동차와 MG로버가 공식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은 아니며 새롭게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자동차 마케팅 업체인 오토모티브 리소시스 아시아의 마이클 던 사장은 "중국 업체들은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상하이자동차가 대우-FSO를) 매입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상하이자동차는 지난 7월 채권단에 의해 쌍용자동차 지분(48.9%)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중국 최대의 자동차 기업이다.

대우-FSO는 옛 대우그룹이 1995년 폴란드 국영 승용차업체 FSO의 지분을 인수해 만든 법인이었으나 대우그룹이 몰락한 이후 GM이 이 공장의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지난해 폴란드 정부에 운영권이 넘어갔다. 폴란드 정부는 부실자산을 추려낸 뒤 올 초부터 대우-FSO의 인수 후보자를 물색해왔으나 우크라이나의 아브토자즈 외에는 유력한 투자자가 나서지 않았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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