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추가 조성을 위한 예금보험공사채권(예보채) 발행이 임박하면서 채권시장과 금리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예보채가 발행되면 그만큼 채권시장에 공급이 늘어 채권금리가 오르고 회사채 등 다른 채권의 발행은 어려워지는 '구축(驅逐.crowding-out)효과' 를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12월 중 직접 시장에 판매할 예보채는 3조원 정도에 그쳐 그 효과는 거의 없을 전망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28일 "새로 조성될 40조원의 공적자금 중 연내 투입액은 10조원 정도가 될 것" 이라며 "이를 마련하기 위한 10조원의 예보채 물량 중 약 7조원은 부실은행에 증자자금으로 직접 줘 장부상 자산으로 삼기 때문에 시장에서 실제 판매되는 물량은 3조원 정도" 라고 말했다.
게다가 원화가치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채권금리는 최근 다시 떨어져 지난 23일 7.32%까지 반등했던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28일 7.18%로 하락했다.
동양증권 김병철 채권운용팀장은 "1998년 1차 공적자금 조성 때도 막상 예보채를 발행하기 시작한 뒤에는 금리가 떨어졌다" 며 "이미 예보채 추가 발행에 대한 부담은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본다" 고 밝혔다.
그는 "현재 채권시장에서 국공채 등 우량채권은 수요초과 상태" 라며 "3조원 정도의 예보채는 쉽게 소화될 것" 으로 내다봤다.
한화증권 임찬익 채권팀장도 "예보채는 정부가 보증하기 때문에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 비율상 무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면서도 금리는 국고채보다 0.3~0.5%포인트 높다" 며 "은행과 보험권을 중심으로 눈독을 들이는 기관이 많다" 고 전했다.
林팀장은 "앞으로 국고채 금리는 더 떨어져 연내 7.0%벽 돌파를 다시 시도할 것으로 본다" 고 낙관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예보채 물량은 시장에 부담을 줘 채권금리가 당분간 더 떨어지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 마득락 채권영업팀장은 "예보채 발행은 어차피 내년 상반기로 이어질 예정" 이라며 "아무래도 시장에는 물량부담을 주어 국고채 금리가 7.0% 밑으로 떨어지기는 힘들 것" 이라고 전망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년 국고채 발행물량을 어느 정도로 정하느냐도 향후 금리 움직임에 큰 변수" 라며 "실업대책과 경기진작을 위해 재정적자폭을 다시 늘리면 국고채 금리는 상승 커브를 그리게 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김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