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 ‘주의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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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매년 한 차례 이상 최대주주가 바뀌고, 회사명 교체도 잦은 ‘카멜레온형’. 2000년대 초 벤처 붐에 편승해 상장한 ‘거품형’. 수시로 기존 사업을 접고 각종 테마 관련 사업에 뛰어드는 ‘불나방형’.

그간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 기업들의 특징이다. 지난해 2월 도입된 상장폐지 실질심사제는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부도를 내는 등 기존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실질적으로 한계에 다다른 기업들을 심사해 걸러내기 위한 장치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심사 대상이 된 기업은 모두 56개사다. 이 가운데 16개사는 상장폐지됐고, 11개사는 아직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를 포함해 지난해 코스닥에서 퇴출된 기업은 모두 65개사로 2008년(23개사)에 비해 크게 늘었다.

실질 심사를 거친 기업(45개)들은 뚜렷한 특징이 있다. 우선 규모가 작다. 평균 시가총액은 156억원으로 코스닥 시장 평균(838억원)의 18.6% 수준에 그쳤다. 평균 주가도 1083원으로 역시 코스닥 평균(6602원)에 크게 못 미쳤다.

경영 안정성과 투명성도 떨어졌다. 심사 대상 기업들은 최대주주가 1년에 1.4회꼴로 바뀌었다. 코스닥 기업의 평균은 0.3회다. 또 네 곳 중 세 곳에선 경영진의 횡령이나 배임이 있었고, 절반을 넘는 곳에서 경영권을 놓고 분쟁이 일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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