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 노래방 20여곳…가요·팝송도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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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최근 평양에 노래방 문화가 본격 상륙해 주민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화면반주 음악홀' 로 불리는 노래방은 그동안 고려호텔 같은 외국인 전용 출입업소에만 있었으나 개방바람을 타고 일반 편의시설까지 보급되고 있다는 것.

북한 언론은 평양의 대표적 위락시설인 '청춘관' 의 노래방을 "노래 반주곡집에서 필요한 노래.반주를 요청해 감상할 수 있고 반주에 맞춰 마이크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출 수 있다" 고 소개한다.

시설과 영상음반은 대부분 재일 조총련(朝總聯)이 만든 것들이다.

1992년 처음으로 '화면노래 반주곡집' 이 제작됐고 배경화면으로 금강산 등 자연풍경과 평양을 무대로 한 주민생활을 담았다.

'보천보전자악단' 소속 톱가수 전혜영의 '휘파람' 등 북한가요뿐 아니라 일부 가사를 고친 '아침이슬' 등 남쪽 가요, '예스터 데이' 같은 팝송도 들어 있다.

청소년 대상 노래방이 있는 것도 특이한 점. 평양 '청년중앙회관' 에 설치된 영상노래방(2백50석 규모)은 선곡을 하면 조종실에서 반주와 화면을 내보내는 형식.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청소년을 위해 은정어린 조치를 취해 주었다" 고 선전하고 있어 당국이 노래방 문화를 공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현재 20여개인 노래방 시설을 확충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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