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이총재 '무조건 등원'에 쓴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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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영삼(金泳三.YS)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국회 전격등원 결정을 비판했다. YS는 "야당의 투쟁방식이 이게 뭐냐" 며 "이런 식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길이 있는데, 정말 한심하다" 고 말했다. 일본에서 전립선 비대증 치료를 마치고 지난 25일 귀국하면서 김포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다.

이어 YS는 "일본에선 모리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도 표결에 부치는데 우리는 일개 검찰총장 따위에 대한 표결도 못한다" 며 "그래서 (김대중 정권이)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하는 것" 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정치는 경험이나 지식만 갖고는 절대 안되며, 뛰어난 감각이 있어야 한다" 고 지적한 뒤 "야당은 야당다워야 하는데 키워줘도 못하는 사람이 있다"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李총재측은 YS의 비판을 아예 못들은 것으로 했다. 김포공항에 마중나갔던 주진우(朱鎭旴)총재비서실장과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26일 "오히려 총재의 등원결정을 환영하는 것으로 들었다" 고 주장했다.

李총재는 "(YS가)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는데…" 라며 언급을 피했다.

한편 YS는 회견에서 황장엽(黃長燁)전 북한노동당 비서와 김덕홍(金德弘)씨에 대해 "그 사람들에 대한 신변안전과 자유는 내가 (대통령 재임시)약속한 것으로 분명히 지켜져야 한다" 고 말했다.

27일 黃씨면담의사를 밝힌 YS는 자신과 黃씨의 면담을 국정원이 계속 방해하면 '중대발표를 하겠다' 는 생각이라고 한 측근이 전했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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