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오른쪽)이 2009년 1월 23일 방북한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중국 고위 관리의 방북은 지난해 9월 다이빙궈 외교 담당 국무위원과 10월 원자바오 총리가 평양을 찾아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한 이래 약 4개월 만이다.
왕 부장의 방북은 14개월째 공전 중인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중국이 관망 자세에서 적극적 개입으로 돌아섰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003년 취임한 왕 부장은 2004·2005년과 2008·2009년 등 모두 4차례 1∼2월에 평양을 방문했다. 방문 시기는 하나같이 6자회담이 꼬이거나 북한이 상황을 악화시킬 때였다. 그는 네 차례 모두 김 위원장을 만나 후진타오 주석의 친서나 메시지를 전하면서 회담의 모멘텀을 살려냈다. 그래서 이번에도 왕 부장이 김 위원장과 만나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선언을 끌어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와 화폐개혁 후유증으로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만큼 왕 부장이 대북 추가 원조를 지렛대로 6자회담 복귀를 끌어낼지 모른다는 추측도 나온다. 하지만 왕 부장의 방북이 즉각적인 6자회담 재개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정부 일각에서 나온다. “연례적인 방문 성격이 강해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선(先) 제재 해제와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하는 북한과, 6자회담 복귀가 우선이란 한·미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강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