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 찾은 한나라 진상조사특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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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황장엽(黃長燁)사건 진상조사특위' 는 23일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을 찾았다.

국정원은 강창성(姜昌成)위원장 등에게 현관에서 "黃씨가 '이런 일에 휩쓸리는 게 옳지 않다' 며 면담을 꺼린다" 고 했다.

의원들은 "직접 확인하겠다" 고 맞섰고 정보관 3층 회의실에서 다소 피곤한 모습의 黃씨를 만나 그가 활동의 자유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게 된 경위를 비공개로 들었다.

본격 면담에 앞서 정형근(鄭亨根)의원은 " '노동당 2중대' 발언을 한 주인공" 이라며 김용갑(金容甲)의원을 소개했고, 黃씨는 미소를 지었다.

鄭의원은 "모습이 너무 경직돼 보여 교육을 단단히 받은 게 아닌가 생각된다" 고 했고, 姜위원장은 "우리를 만난 뒤 후환은 없도록 하겠다. 한나라당은 제1당" 이라고 말했다.

박관용(朴寬用)의원은 "黃선생의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것은 이해가 안된다. 근황과 심정을 말해주면 상응하는 조치를 논의하겠다.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은 없다" 고 가세했다.

黃씨는 "여러분이 찾아줘서 큰 영광이다. 뜻하지 않게 물의를 일으켜 송구하다" 고 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정보위원들은 국회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열어 김보현(金保鉉)국정원3차장의 설명을 들었다.

金차장은 黃씨 성명에 대해 "북한 붕괴론을 주장한 黃씨가 냉전적 사고를 확산시켜 입지를 강화하려는 시도에서 비롯된 것" 이라고 주장했다.

金차장은 "黃씨가 (현 정권)초기엔 정치적 오해를 받지 않겠다며 자중했으나 최근 일각에서 대북정책에 대한 시비가 일자 북한 민주화 및 붕괴사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반발했다" 고 설명했다.

金차장은 "6.15 남북 공동선언 이후 黃씨에게 북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고 전했다.

김명섭(金明燮)정보위원장은 "黃씨에게 전화를 걸어 간담회 출석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고 말했다.

金위원장은 "黃씨가 '언론보도 중엔 내 맘이 잘못 전달된 부분도 있다. 나를 편하게 있게 해달라' 고 했다" 고 소개했다.

이정민.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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