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용 기초 한자 44자 바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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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교육용 기초 한자 1천8백자가 28년 만에 조정된다.

교육부는 1972년 정부의 한글 전용 조치의 보완책으로 제정한 중학교용 9백자, 고교용 9백자 등 교육용 기초 한자 1천8백자 가운데 44자를 교체하는 조정안을 23일 마련했다. 조정안은 연말까지 각계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새로운 1천8백자는 내년 1학기부터 중.고교에서 배우며, 2002년부터 7차 교육과정에 따라 바뀌는 새 교과서(한문.국어)에 반영된다.

◇조정 내용=기존의 중학교용 9백자 중 벼루를 뜻하는 硯(연), 하나와 둘을 뜻하는 壹(일)과 貳(이), 단풍의 楓(풍) 등 네 자는 기초 한자 제정 당시에 비해 현재 활용빈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고교용 한자인 李(이).朴(박).革(혁).舌(설) 네 자는 너무 쉬워 중학교용으로 옮겼다. 고교용 9백자는 40자가 교체됐다.

◇조정 논란=새로 포함된 한자 중엔 굳이 한자로 쓸 일이 별로 없는 복잡한 글자가 많이 있다. 훔친다는 뜻의 절도(竊盜)에 포함된 竊자는 총 22획이다. 연계(連繫)의 繫는 19획, 수렵(狩獵)의 獵은 18획이어서 쓰기가 쉽지 않다.

우체국에 사용되는 것 이외에는 거의 용례가 없는 遞(체), 체포 영장의 逮(체), 노예의 隸(예)도 이미 한글로 굳어진 용어에 속한 한자여서 컴퓨터.영상 세대인 중.고교생이 쓰고 익히기에 다소 어렵다는 평이다.

이름에 많이 쓰이는 熙(희), 달러 표시($)와 혼용되는 弗(불), 한자 부수로 배우는 戈(과).瓜(과) 등은 활용도가 높은 글자여서 이를 제외하는 데 따른 논란이 예상된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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