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골프 체험기] 한국·미국 교습법 무엇이 다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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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미국 골프와 한국 골프는 무엇이 다른가.

필 리츤 골프 연구소에 다녀왔다는 소식을 들은 많은 친지들이 질문했다. 그럴 때마다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모두 다르다" 고 대답했다.

사람과 환경이 다르니 차이점이 있는 것은 당연지사나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된 점은 바로 골프 교습법이었다.

한국과 미국은 두나라 모두 프로골프협회(PGA)에서 레슨프로 제도를 두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레슨프로가 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고 대회의 상금을 목표로 활약하는 투어프로와는 엄격히 구분된다. 한국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쉽게 설명하면 타이거 우즈가 아무리 세계적인 선수라고 해도 골퍼를 가르치는 능력에서는 리츤이나 데이비드 레드베터.부치 하먼 등과 같은 레슨전문가보다 낫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 PGA가 관리하는 레슨 프로는 끝없는 교육과 관리를 받고 있으며 반드시 골프장에 소속돼 활동해야만 현역으로 인정받는다.

반면 한국에서의 레슨프로는 투어프로가 되려는 전단계의 골퍼를 말한다. 실력이 좋으면 투어프로고 모자라면 레슨프로다.

그러다보니 투어프로들을 가르쳐 줄 레슨프로도 없고 지도론이나 교습법은 체계적으로 발전되지 못하고 있다.

또 대회의 상금이 적다보니 소수의 투어프로를 제외하면 투어프로나 레슨프로 구별없이 레슨 수입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

더구나 한번 받은 레슨프로 자격은 평생이 보장되는 철밥통이 되고 사후 관리는 전무하다.

레슨비도 당연히 투어프로가 더 많이 받게 되고 레슨프로는 교습법을 개발하기보다는 한시라도 투어프로가 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최근 레슨프로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개선안을 마련 중에 있다.

박세리 같은 세계적인 스타를 보유한 한국 골프가 제2, 제3의 후계자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이에 못지 않은 레슨프로를 하루 속히 배출하는 것이 시급하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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