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의 경영전략 전환 “품질을 능가하는 목표는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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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품질관리를 강조하고 나섰다.

정 회장은 최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도요타 사태가 남의 일은 아니다”라며 “품질을 능가하는 경영목표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도요타 사태의 원인을 면밀하게 분석해 현대·기아차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예방 대책을 세우라”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4일 “도요타 사태로 차량 안전 문제가 고객의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른 만큼 판매 못지않게 품질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또 쏘나타 등 연간 20만 대 이상 판매하는 주력 차종 품질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도요타 사태를 계기로 현대·기아차의 경영 주안점이 외형 확대에서 품질관리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세계 자동차업체 가운데 가장 큰 폭인 각각 15%와 26% 판매 증대를 목표로 삼을 만큼 공격 경영에 주력해왔다.

현대·기아차는 이달 중순부터 400~500여 개의 국내외 1차 협력업체들을 대상으로 부품 안전성에 대한 특별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 홍보실 김도학 차장은 “우선 차량 안전과 직결된 핵심 부품업체를 대상으로 점검팀을 파견해 집중적으로 품질을 점검하겠다”며 “해외 협력업체에 대해서도 품질 점검 기준을 제시해 자체 점검을 하게 한 뒤 본사 점검팀이 실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별점검 대상을 순차적으로 나머지 업체들로 확대해 올해 안에 부품업체 전체에 대한 검증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문제가 된 도요타의 가속페달과 관련해 현대·기아차 측은 “부품이 도요타와는 재질과 구조가 완전히 달라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없다”고 밝혔다.

◆도요타 국내 판매량 감소=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발표한 1월 수입차 신규 등록 현황에 따르면 도요타 브랜드의 등록대수가 441대로 전달(660대)에 비해 33.1% 감소했다.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의 1월 판매량(320대)도 전달보다 37% 줄었다. 경기회복 분위기를 타고 1월 수입차 전체 판매량이 전달에 비해 4.3%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도요타코리아 관계자는 “리콜 사태 이후 주문 취소분이 있긴 하지만 규모를 밝히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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