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해외매각 협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현대그룹이 현대전자의 해외매각을 추진 중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21일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1.7%)과 현대상선(9.25%)등이 보유한 현대전자 지분 12.03%를 해외에 매각하기 위해 접촉 중" 이라며 "경영권은 제3자가 가져갈 수도 있으나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고 말했다.

그는 "미국 투자자문회사들을 상대로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경영권에 집착하지 않고 있다" 고 덧붙였다.

정몽헌 회장은 20일 그룹 재편안을 발표하면서 현대전자에 대해 ▶지분을 즉각 매각하는 작업에 들어가고▶내년 상반기까지 계열 분리해 독립경영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대전자는 그룹측이 경영권 행사를 전제로 하지 않는 투자회사 등에 지분을 매각해 미국식 주주경영회사로 변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전자 박찬종 이사는 "경영권을 획득하려면 최소 30% 이상의 지분이 필요한데 그룹측이 매각하는 12%의 지분으로는 경영권을 획득할 수 있는 대상이 나타나기 어렵다" 며 "현대전자는 사기업 형태가 아닌 강력한 이사회가 이끄는 주주경영회사가 변신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는 현대전자가 ▶현 정부가 벌인 산업 구조조정(빅딜)의 거의 유일한 성과물이고▶부채규모가 8조7천억원이며 이 가운데 3분의 2인 6조3천5백억원을 내년 말까지 갚아야 하는 등 자금사정이 좋지 않아 매각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선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