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O·하이일드 펀드 만기자금 환매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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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이달부터 만기가 본격적으로 돌아오고 있는 하이일드펀드와 후순위채(CBO)펀드의 만기연장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하이일드펀드와 CBO펀드의 만기연장이 승인된 이후 이 조치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대거 만기자금 환매에 나서고 있다.

하이일드펀드 설정액 잔고는 지난 20일 현재 9조1천5백76억원으로 만기연장이 승인된 지난 13일 10조3천7백6억원에서 1조2천억원 이상 감소했다. 하루 평균 2천억원 가량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하이일드펀드는 지난해 11월부터 판매가 시작돼 이달 들어 만기가 집중되면서 대량 환매가 예상되자 집중적인 환매에 따른 투신권 자금경색에 대비해 금융감독원이 만기연장을 승인했었다.

이들 상품은 수익률이 평균 9% 안팎에 달해 지난 7월 말 발매된 비과세펀드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만기가 돌아오면서 최근 자금시장이 불안한 데다 추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만기가 본격 도래한 지난 주부터 1주일째 환매 러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지난 2월부터 판매된 CBO의 경우도 만기 6개월짜리 상품의 환매가 본격화하면서 투신권이 이들 하이일드펀드와 CBO펀드의 환매자금 재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일단 투신권은 단기수익률이 높은 자금시장펀드(MMF)나 시가평가채권.비과세펀드 등으로 환매자금을 재유치하고 있다.

하지만 총 24조원에 달하는 하이일드펀드와 CBO펀드의 절반인 12조원 가량이 내년 3월까지 만기도래할 예정이어서 자금 재예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환매자금 가운데 재유치하지 못하는 만큼은 투신사가 하이일드펀드와 CBO펀드에 편입됐던 부실채권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므로 투신의 부실화가 우려된다" 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들 상품의 만기자금 재유치 상품으로 1인당 2천만원 한도로 가입할 수 있는 비과세 고수익펀드를 내놨지만 자금시장 불안 여파로 판매가 부진한 상태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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