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회장 대북사업 집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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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은 20일 자구방안을 발표하면서 대북사업에 여전히 강한 집착을 보였다. 그러나 현대가 추진하는 대북사업에 대한 우려가 안팎으로 커지고 있다.

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의 자금사정이 여전히 어렵고, 자구방안에 따라 계열사의 부담도 커져 대북사업에 투자할 여력이 더욱 작아졌기 때문이다.

현대는 鄭회장이 올들어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을 세차례 만나 대북사업의 큰 그림을 위한 협조를 얻어냈기 때문에 이를 포기하거나 소홀히 할 게 아니란 입장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확실한 자금 조달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언젠가 다시 현대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강산 유람선을 운행하는 현대상선이 올해 5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그룹 전체가 금강산사업 때문에 1998년부터 현재까지 2천여억원의 누적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鄭회장은 이에 대해 "개성공단은 토지공사 주관으로 추진 중이며 현대는 시공만을 담당해 자금부담이 없도록 하겠다" 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는 이미 대북사업에 4억3천2백만달러를 투자했으며, 앞으로도 8년 동안 총 18억5천만달러를 더 쏟아부어야 할 처지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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