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부총리 지낸 갑부 포타닌 “전 재산 2조5000억원 죽은 뒤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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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리를 지낸 러시아 억만장자가 죽은 뒤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전부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러시아 부자로는 드물게 사회적 지위에 걸맞은 도덕적 의무(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세계적 니켈 업체 노릴스키 니켈 소유주인 블라디미르 포타닌(49·사진)은 1일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재산 상속은 상속자를 망칠 수도 있는 만큼 재산을 물려주지 않을 방침”이라며 “내 재산은 사회의 좋은 일에 쓰여야 한다”고 말했다. 3남매를 둔 그는 “재산의 사회 환원은 옳은 일이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나 전설적 투자자인 워런 버핏의 전철을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포타닌은 세계 금융위기로 재산이 크게 줄긴 했지만 지난해 3월 기준 21억 달러(약 2조5000억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1996년 제1부총리를 역임한 포타닌은 다른 러시아 재벌(올리가르히)과 마찬가지로 90년대 중반 러시아 정부가 매각한 국영 기업을 헐값에 사들여 막대한 부를 모았다. 2006년 말에는 송년 파티를 열면서 영국의 유명 팝가수 조지 마이클을 불러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포타닌은 1시간15분 공연에 330만 달러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면서도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최대 후원자이며, 미국 구겐하임 재단에도 매년 100만 달러를 기부한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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