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사복경찰 시내 곳곳서 교통단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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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회사원 尹모(37.대구시 서구 평리동)씨는 얼마전 서부경찰서에서 온 출석요구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중앙선을 침범한 혐의로 조사를 받으러 나오라는 내용이었다.

尹씨는 "한달전쯤 U턴지점 앞에서 차량을 돌린 것이 사복경찰관에 적발됐다" '면서 "교통경찰관이 보이지 않더라도 다시는 위반행위를 하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교통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사복경찰관들의 교통법규위반 단속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는 대구지방경찰청 소속 2백10명의 교통외근 요원외에 3천여명의 전 경찰관이 단속을 하는 제도로 월드컵축구대회 등 큰 국제행사를 앞두고 교통질서를 바로잡겠다며 지난 9월 시작됐다.

경찰관들은 위반자들에게 위반사실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 위반차량의 번호, 차량 색깔, 차종, 위반일시.장소 등을 기록한 적발보고서를 토대로 범칙금과 벌점을 물리는 제도다.

대구경찰청이 지난 9월부터 지금까지 적발한 위반자는 7천3백51명. 신호위반.중앙선침범 등이 대부분이다.

경찰관이 신분증을 제시하?않고 단속하는 만큼 위반 여부에 대한 시비가 잦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전체 단속건수 가운데 이의를 신청한 경우는 1백16건. 즉결심판을 통해 최종적으로 '위반 사실이 없다' 는 판결을 선고받은 경우는 8건에 지나지 않는다.

대구경찰청 유욱종(劉旭鍾)교통계장은 "단속 경찰관들이 명백한 위반만 적발하기 때문에 의외로 민원이 적다" 며 "이의신청을 한 경우도 경찰관이 차량번호 등을 명백하게 파악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 이라고 설명했다.

사복 경찰관들에게 단속되는 사람들이 늘면서 법규를 지키려는 운전자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경찰의 분석이다.

劉계장은 "지금까지 소통 중심으로 교통지도를 해왔지만 위반행위는 여전해 집중단속을 할 수밖에 없다" 며 "사복경찰관의 단속은 2002년 월드컵대회때까지 계속할 것" 이라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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