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저우허양-양재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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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白 78로 회심의 강타, 그러나…

제4보 (75~101)〓백△가 오면 A의 젖힘이 통렬해지니까 77로 지키는 게 정도다. 이 다음의 한 수가 이 판의 승부를 갈랐다.

찬스를 잡았다고 느낀 저우허양은 13분 동안 심사숙고한 다음 78의 강타를 터뜨렸다. 그런데 결정타라고 믿었던 이 수가 자신의 등을 찌른 비수가 될 줄이야….

周8단은 중앙 흑▲들이 약한 상황에서 흑은 반격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는데 여기에 결정적 착오가 숨어 있었다.

梁9단은 언제라도 이들을 버릴 각오가 돼있었던 것이다. 梁9단은 불과 4분 만에 79로 젖혀 반격에 나섰고 백도 이제 와선 82로 몰아붙일 수밖에 없었다.

이후 100까지는 거의 외길 수순. 101에 붙이자 이 백이 잡혔다.

물론 백이 흑▲ 여섯점을 잡는 것은 일도 아니다. B에 두기만 해도 흑은 도망가지 못한다. 그러나 검토실에선 묘한 얘기가 들린다.

"하변 백집이 무너지고 흑집이 늘어난 것에 비하면 이 여섯점은 조족지혈" 이라는 것이다.

78로는 '참고도' 백1로 곱게 뛰어 들어오는 것이 최선이었다고 홍태선8단은 말하고 있었다. 흑2엔 백3을 선수하고 15까지 끝내기로 갔더라면 무난한 백의 페이스였다는 것이다.

周8단은 흑▲ 여섯점을 노렸으나 소원대로 그것을 잡고 대손해를 보고 말았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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