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부재자표 행방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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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플로리다주의 해외 부재자 투표 결과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백악관 주인이 플로리다주 해외 부재자 투표 결과에 좌우될 상황이기 때문이다.

플로리다주 국무부의 벤 매케이 대변인은 이번 선거의 부재자 투표에 몇명이 참여했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으며 송부된 부재자 투표 중 어느 정도가 개표됐는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1996년 대선에선 플로리다주에서 약 3만장의 투표용지를 발송해 이중 3천장 가량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56%가 공화당의 밥 도울 후보에게 찍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부시측 선거대책본부장인 칼 로브는 "해외 투표자 중 상당수는 외국 주둔 미군과 그 가족들이며 그들 중에는 공화당 지지자가 훨씬 많기 때문에 부시가 유리하다" 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부재자 투표에 참여한 해외 체류자는 이스라엘 등에 사는 유대인과 군인이 주류이고 휴가 여행 중인 부유층도 일부 포함돼 있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워낙 치열했고, 특히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유대계인 조셉 리버먼 상원의원이 고어 후보의 러닝 메이트로 나선 점을 감안하면 유대계의 투표가 크게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플로리다주는 다른 주에 비해 유대인이 많다. 또 플로리다 주민으로 동록돼 있으면서도 이스라엘 등에 사는 유대인들도 1천여명에 이른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올해는 리버먼을 위해 해외 거주 유대인들이 상당수 투표에 참여했을 것" 이라며 "공화당이 반드시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 고 반박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까지의 투표성향을 보면 "유대계는 압도적으로 민주당 쪽이고 미군은 6대4로 공화당 편이어서 고어 후보가 수백표 정도의 표차는 부재자 투표에서 뒤집을 수 있을 것" 이란 견해를 내놓고 있다.

해외 부재자 투표용지는 투표일로부터 10일 이내에 선거관리위원회에 도착한 것만 유효하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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