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Q&A] 승자 독식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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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미국 대선에서 사상 초유의 재검표 사태가 벌어진 뒤 희한한 미국 선거제도에 대한 독자들의 물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선거제도를 문답으로 알아본다.

Q:미 대선은 직접선거 같기도 하고 간접선거 같기도 한데 대체 뭔가.

A:직선제와 간선제가 섞여 있다. 그래서 복잡하다. 먼저 유권자들이 선거인단을 뽑으면 그 선거인단이 다시 대통령을 뽑는 것이다. '미 대선의 날이 밝았다' 는 말은 정확히는 '오늘 선거인단을 뽑는다' 는 뜻이다.

엄밀하게는 이 선거인단이 나중에 따로 모여 투표를 해야 대통령이 결정된다. 올해 선거인단 선거는 12월 18일이다. 하지만 일단 선거인단을 뽑는 선거에서만 이기면 대통령에 당선된 것으로 인정한다.

Q:투표소에서 대통령 후보 이름을 찍는가, 아니면 선거인단 이름을 찍나.

A:대통령과 부통령 후보 이름 위에 찍으면 된다. 선거인단은 승리자에게 자동적으로 분배된다.

Q:그러다 선거인단이 자기가 찍기로 한 후보를 안찍고 다른 후보를 찍으면 어떻게 하나.

A:실제로 그런 일이 미국 역사상 아홉번 있었다. 각 후보가 확보한 선거인단 숫자와 나중에 선거인단의 투표에서 나온 숫자가 달랐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선 결과가 바뀔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니까 그냥 넘어간 것이다.

Q:승자 독식제도(winner-take-all)는 뭔가. 득표한 대로 선거인단을 나누는 게 아니란 말인가.

A:말 그대로 한 주에서 한표라도 득표수가 많은 후보가 그 주의 선거인단을 독식한다는 것이다. 문제가 된 플로리다주는 선거인단 수가 25명인데 고어나 부시 중 단 한 표라도 많이 얻은 후보가 25명을 다 가져간다.

그러다 보니 미국 전체의 유권자 지지율은 높은데 몇몇 주에서 선거인단을 잃어 대통령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1888년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하지만 그 뒤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Q:왜 독식제도가 생겨났나.

A:미국이 연방국가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그 주에서 한표라도 더 얻은 사람은 그 주가 지지하는 후보임을 상징하는 것이다.

Q:선거인단 숫자는 주별로 다 똑같은가.

A:주에 따라 다르다. 또 워싱턴DC는 주가 아니지만 3명의 선거인단이 있다. 선거인단은 주마다 2명씩인 상원의원 숫자에 그 주의 하원의원 숫자를 더하면 된다. 그래서 캘리포니아가 54명으로 제일 많고 중부지역 주들은 땅덩어리는 넓지만 3명밖에 안되는 경우도 있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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