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상 임상시험’ 국내 첫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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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임상시험보다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0상 임상시험’이 처음으로 국내에서 성공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핵의학과 이종두 교수팀은 “2008, 2009년 양전자단층촬영(PET) 진단용 신약 후보를 각각 12명의 유방암 환자에게 투여해 0상 임상시험을 시행했으며 안전성이나 효능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1일 밝혔다. 둘 다 미국의 바이오 기업인 ‘지멘스 몰리큘러이미징’이 의뢰한 것이다. 이 교수는 “지멘스 몰리큘러이미징이 결과에 만족했다”며 “0상 임상을 통과한 진단용 신약(조영제) 후보의 추가 임상시험을 우리한테 맡겼다”고 말했다.

0상 시험은 일반적인 임상시험(1~4상) 이전에 시행하는 특별 시험으로 몇몇 환자에게 소량의 약물을 투여하기 때문에 고도의 분석 능력이 요구된다. 그동안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 선진국 의료진이 도맡아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김성호 임상제도과장은 “국내에서 0상 시험이 성공했다는 것은 한국 의료진의 기술력이 선진국 수준에 근접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국 임상시험 실력은 최근 10년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다국적 제약사가 국내 병원에 의뢰한 임상시험은 2000년 5건에서 지난해 202건으로 늘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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