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직장·결혼 고민 있니? 인생 코치에게 물어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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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컴퓨터 네트워크 관리자였던 캐런 언더힐은 40대에 직업을 바꾸고 싶었다. 그는 ‘인생 코치(life coach)’와 상담했다. 인생 코치는 대학 편입을 위한 자금 계획과 홍보·교육 분야의 인턴 자리를 알아봐줬다. 이를 통해 언더힐은 미국 미네소타주의 직업 훈련 담당 공무원으로 제2 인생을 살 수 있게 됐다. 그는 “인생 코치의 적절한 동기 부여와 전문지식 덕에 새로운 삶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개인 생활이나 직업 문제 등을 조언하는 인생 코치가 각광받고 있다고 미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 최신호(1일자)가 보도했다. 경기 침체로 대량 실업이 우려되면서 인생 코치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이색 직업이던 인생 코치는 이제 전문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인생 코치들의 이익단체인 국제코치연합(ICF)은 회원이 1만5000명을 웃돈다. 검색엔진 구글에 ‘인생 코치’를 입력하면 수백만 건의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을 정도다.

인생 코치들은 결혼 등 개인 사생활과 직업 선택, 리더십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 때로는 고민을 들어주는 청취자로, 때로는 용기를 북돋아주는 치어리더 역할을 한다. 이들은 시간당 75~300달러(약 9만~35만원)의 상담료를 받는다. 심리학자나 정신분석학 전문의 중에도 인생 코치로 나서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인생 코치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찮다. 비판론자들은 “인생 코치는 사람들의 정신적·감정적 불안에 대처하는 방법을 제대로 교육받지 못했다”며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속담처럼 인생 코치의 무분별한 상담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더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인생 코치가 실업 등의 영향으로 불안에 떠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얄팍한 상술을 펼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심리학회 소속 데이비드 발라드 박사는 “인생 코치는 다른 곳에서는 상담받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제공해 삶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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