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파생상품 손실 관련 ‘황영기 측근’ 2명 검찰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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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중앙지검은 우리금융지주가 우리은행의 파생금융상품 투자 손실과 관련해 전직 임원 2명을 고발한 사건을 금융조세조사1부에 배당했다고 31일 밝혔다. 이에 앞서 우리금융지주는 전직 임원인 홍씨와 현모씨를 각각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현씨의 경우 파생상품 투자와 관련해 향응 등을 제공받은 정황이 포착돼 배임수재 혐의가 추가됐다.

우리은행은 2004~2007년 미국 부동산 파생상품에 총 15억8000만 달러(1조8088억여원)를 투자해 1조6280억원의 손실을 냈다. 고발당한 두 사람은 당시 투자를 주도했던 실무진이다.

검찰은 이들을 소환해 고위험 파생상품에 투자하면서 업무상 절차와 규정을 지키지 않았거나 안전장치를 갖추지 않았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우리은행과 파생금융상품을 거래했던 영국계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한국인 전 직원이 수익률을 높게 조작한 혐의로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기소된 바 있다.

이들이 투자했던 파생상품은 미국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와프(CDS)였다. 부동산 호황에 힘입어 큰 인기를 끌었으나 2007년 주택 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전 세계 금융위기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 측은 “당시 사업단이 CDO와 CDS에 투자를 집행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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