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피셔외무장관, 남산서 10km 조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그저 뛰는 것이 좋을 뿐입니다."

1일 오후 3시쯤 단풍이 한창인 남산순환도로. 꽉 끼이는 파란색 조깅복을 입은 반백의 서양인이 힘차게 달리고 있었다. 지난달 31일 방한한 독일 요슈카 피셔(52.사진) 외무장관이었다.

그는 숙소인 서울 하얏트호텔을 출발해 한시간여 동안 남산순환도로~남산도서관~팔각정을 거치는 남산산책로에서 약 10㎞를 뛰었다.

그는 1백m를 30초 정도의 속도로 경사가 만만치 않은 산책로를 쉼없이 올라가며, 수준급의 달리기 솜씨를 보여줬다.

이날 조깅에는 선주성(35)씨 등 서울마라톤클럽 회원 4명이 동행했다. 선씨는 피셔 장관의 자전적 달리기 체험집인 '나는 달린다' 를 번역한 것이 인연이 됐다.

'나는…' 은 무절제한 생활로 1백12㎏의 뚱보가 돼 이혼하고 지병악화 등을 겪은 피셔 장관이 달리기 1년 만에 75㎏의 날씬한 몸매를 되찾고 새 삶을 사는 과정을 담고 있다.

피셔 장관은 조깅 중 "코스가 마음에 든다. 내가 뛰는 것에 특별한 의미가 없다. 달리기 그 자체가 전부다" 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