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 “강의평가 하위 30% 재임용 탈락 각오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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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전국 대학가에 ‘교수 강의 평가’ 공개 바람이 불고 있다. 상명대가 지난해 말 전임교수 293명 전원의 성적표를 인터넷에 공개한 데 이어 정부가 올해부터 ‘잘 가르치는 대학’ 10곳을 선정해 4년간 매년 30억원씩 지원하겠다고 밝히자 공개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인천대 안경수(51) 총장은 28일 “올해부터 교수의 강의 평가를 전면 공개하고 하위 30%에 해당하는 교수는 재임용에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혔다. 안 총장은 “중위권 대학에 안주해 온 교수에게 회초리를 들겠다는 의미”라며 “종합순위로 매기는 교수 강의·업적 평가와 학과·단과대별 순위도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위 30%(120명)에게는 안식년·연구비·학술경비 지원을 끊고 3년 이상 하위 점수를 받으면 재임용·승진에서 탈락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매 학기 상위 ‘베스트 티처’ 8명에겐 총 1700만원, 상위 7개 학과는 4400만원의 성과급을 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인천대는 올해는 상위 30%(120명)만 인터넷에 공개한 뒤 단계적으로 모두 공개해 연공서열 인사 시스템을 없앨 계획이다.

울산대는 강의 평가는 물론 국내 대학 최초로 강의 자료까지 인터넷에 올릴 예정이다. 이 대학 박종희 교무처장은 “일부 교수가 강의 자료 공개를 꺼리고 있지만 공개하는 교수에게는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교수의 반발은 여전하다. 최근 강의 평가에서 ‘하위 30%’를 통보받은 서울 모 대학 교수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평가 모델을 만들지 않으면 인기몰이식 줄세우기 평가가 될 수 있다”고 비난했다.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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