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영업시간 쪼개 안내해준 택시기사에 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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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전국체전 때의 일이다.

차를 몰고 역도경기가 열리고 있던 부산교대 체육관을 찾았다가 전남 고흥에 갈 일이 있어 체육관을 나왔다.

한 개인택시 기사에게 고흥 가는 길을 묻자 "마침 그쪽으로 가는 길이니 따라오라" 고 했다. 택시는 외지인들은 도저히 알 수 없는 좁다란 지름길을 앞장서서 달렸다.

한참 따라가다 보니 넓은 6차선 도로가 나타났고 도로에는 차들이 빽빽하게 지나다녀 나는 그만 뒤처지고 말았다.

그러자 그 기사는 택시를 주행선에 세우더니 다른 차들을 손짓해 막고 우리 차를 자신의 차 뒤에 끼어들게 했다.

앞차와 우리 차 사이에 다른 차가 끼어들면 바깥차선으로 나가 우리 차를 인도하면서 얼마쯤 달리다가 널따란 갓길에 차를 세웠다.

그러더니 차에서 내려 "저 앞쪽으로 곧장 가면 되는데 70㎞만 밟으면서 천천히 잘들 가이소" 라고 친절히 인사를 건넸다.

기사가 가르쳐준 대로 달리다 보니 '최고 속도 70㎞' 라는 표지판과 무인 속도 감시 카메라가 나타났다. 복잡하고 거리도 멀었지만 이처럼 친절한 기사분이 있는 부산을 다시 찾고 싶어졌다.

황장진.강원도 홍천군 희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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