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김현식 10주기맞아 헌정음반 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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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바람인 줄 알았는데 사랑인 줄 알았는데/알고 보니 눈이 부신 사랑이었어…생각해선 안될게 너무 많아/잊어서는 안될게 너무 많아/밤이면 작은 술잔 기울이더니/숨가쁘던 내 사랑 끝나버렸어/…/못다 푼 신명에 뒤돌아보면/바람 같은 목소리/흩어지는 바람같은 목소리…/' (바람인줄 알았는데 중에서)

'광기와 열정의 가수' 김현식이 새삼 그리운 계절이다.

이렇게 사랑을 노래하던 그는 훌쩍 세상을 떠났어도 그를 아끼던 많은 팬들은 '바람같은 목소리' 로 남은 그를 지금도 안타까워하고 있다.

1980년대 고독과 허무가 짙게 깔린 목소리로 때로는 시를 읊듯이, 때로는 울부짖듯이 노래를 들려줬던 사랑의 가객 김현식.

다음달 1일 그의 10주기를 맞아 동료와 후배가수들이 2장짜리 헌정앨범을 선보이고 추모 콘서트를 마련한다.

워너뮤직 코리아 안정대 부사장과 작스 미디어 이응주 사장이 함께 준비하고 기타리스트 함춘호씨가 프로듀싱을 맡은 이 앨범엔 후배.동료 가수 등 국내 가수 20여명이 참여했다.

'여름밤의 꿈' (조성모) '가리워진 길' (신승훈) '어둠 그 별빛' (이승환) '그대 이제' (윤종신) '아무말도 하지말아요' (이은미) 등 김현식의 주옥같은 노래들을 후배들이 다시 불렀다.

또 그와 함께 무대에 섰던 섰던 신촌블루스 출신 엄인호.한영애.권인하 등도 그를 추억하며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야' 를 함께 불렀다.

기타리스트인 함춘호는 김현식이 하모니카 연주로 들려줬던 노래 '한국사람' 을 기타로 다시 연주했으며, 영화배우 최민식도 '사랑했어요' 의 노래와 내레이션을 맡았다.

김형석.조동익.유희열.이경섭.최이철.박용준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작.편곡가들도 김현식의 노래를 요즘 감각으로 되살리는데 한몫했다.

이 음반은 개성 강한 가수들이 자신의 스타일로 김현식의 노래를 해석한 것이 특징. 록 가수인 김경호가 '사랑 사랑 사랑' 을 불렀고, 댄스가수로는 유일하게 참여한 유승준은 '골목길' 을 불렀다.

그의 대표곡 '내사랑 내곁에' 는 당초 예정했던 전인권이 빠짐에 따라 김조한이 R&B스타일로 불렀다.

또 '너를 위해' 등 신곡을 발표하고도 방송활동을 하지 않아 '얼굴없는 가수' 로 통하는 가수 임재범이 참여해 눈길을 끈다.

김현식과 음색과 창법이 가장 비슷한 가수이기도 한 그가 선택한 노래는 '비처럼 음악처럼' .임재범 특유의 음색과 풍부한 감성으로 소화해낸 이 노래는 김현식을 기억하는 팬들에겐 소름이 돋을 만큼 각별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헌정음반은 당초 추모일에 발매할 예정이었으나 각 가수들의 스케줄때문에 일정이 다소 늦춰졌다. 헌정앨범에 참여한 가수들과 김현식의 가족은 추모비 건립과 추모 콘서트를 계획중이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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