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루이나이웨이-이세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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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상대 공격성 의식하며 점잖게 시작

제1보 (1~26)〓루이나이웨이9단과 이세돌3단. 양쪽 모두 2000년에 들어와 기치를 높이 든 기사들이다.

芮9단은 여성이지만 이젠 그의 이름 석자 앞엔 '여성기사' 란 단어가 생략되는 때가 더 많다.

마찬가지로 이세돌의 이름 앞에서도 '신인' 이란 딱지가 차츰 사라지고 있다. 이들 두 사람은 어느덧 세계적인 강자로 떠오른 것이다. 유성(儒城) 삼성화재 연수원에 모인 많은 사람이 이 판의 모니터 앞에 진을 쳤다.

TV 중계팀이나 인터넷 중계팀 가릴 것 없이 이 판에 관심을 쏟았다. 지극히 공격적인 芮와 이세돌. 이들이 맞붙으면 흑을 쥔 쪽이 당연히 유리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돌을 가리니 李3단의 흑. 피비린내 나는 한판을 예감하며 관전을 하고 있는데 초반은 생각보다 점잖았다. 서로 상대를 의식해 펀치를 조심하고 있는 것일까.

백6으로 미니중국식을 방해하자 흑7의 눈목자 지킴, 그 다음 8의 갈라치기와 11의 눈목자. 이 대목에서 나타난 두번의 눈목자는 유창혁9단이 즐기는 수인데 李3단도 그 수들이 마음에 들었던가 보다.

흑11에서 백의 선택은 세가지로 압축된다.

①삼삼에 곧장 들어가기.

② '참고도' 처럼 날일자로 달려 7까지 두기.

③손빼기. 芮9단은 12로 손을 뺐고 흑은 당연히 13에 덤볐다.

이 때 백의 상용의 맥점이라면 A의 붙임이다. 芮9단은 그러나 14, 16으로 터를 잡은 다음 22로 두텁게 두었고 23에는 26으로 맞서 전투를 개시했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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