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아파트 하자보수 고치는 시늉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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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결혼생활 12년만에 도시개발공사가 지은 작은 아파트 하나를 장만했다.

저축한 돈에다 집값의 반 정도를 융자금으로 충당해 어렵게 마련한 집이었는데 입주하자마자 집 여기저기에서 하자를 발견했다.

베란다 창틀에서는 빗물이 줄줄 새 베란다에 수십만원을 들여 깔아놓은 장판이 다 망가졌고, 현관 문설주는 보기 흉하게 찌그러져 있어 공사업체인 J건설에 하자보수 신청을 했다.

그런데 3개월이 되도록 공사업체의 조치가 없어 발주처인 도시개발공사에 전화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게다가 얼마 전 전문기술자도 아닌 사람이 와서 물이 새는 베란다에 대책없이 실리콘만 덧칠해 더 망가뜨려 놓았고 현관 문설주는 공사가 커서 하자보수를 하면 집이 더 흉하게 망가질 거라고 겁만 주고는 돌아갔다.

하는 수 없이 베란다는 내 돈을 주고 기술자를 불러 수리했고 현관문은 그대로 내버려두고 있지만 억울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

설령 공사가 부실하게 진행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하자보수 만큼은 성의있게 해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필모.서울 양천구 신정 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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