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북한 개성공단 착공 늦춰질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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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현대가 추진 중인 북한 개성공단 착공이 내년 3월 이후로 늦춰질 전망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24일 "공단부지 측량과 지질조사, 북한과의 공단 운영조건 협의 등이 늦어져 개성공단의 연내 착공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고 밝혔다.

현대는 당초 개성공단 사업부지 2천만평 가운데 1단계로 1백만평 규모의 시범공단(제1공단)을 연말께 착공해 내년 말에 완공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9월 중순 부지 측량과 지질 조사를 위한 조사단을 개성에 보내 이달말까지 조사를 끝내는 등 11월말까지 공단 조성을 위한 기술적인 조사를 마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아직 조사단을 보내지도 못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북한에서 실무를 맡고 있는 아시아.태평양위원회와 삼천리총회사 관계자들도 최근 북.미 관계 업무에 매달리는 바람에 공단조성 사업과 관련한 협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며 "지난 15일 측량 장비를 북한에 보내긴 했지만 조사단은 언제 들어갈 수 있을 지 알 수 없다" 고 말했다.

현대는 공단 측량과 지질조사에 45일이 걸리며 설계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하면 이달 중 조사단 방북이 이뤄져도 12월 착공은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는 연내 착공이 어려우면 겨울철을 피해 내년 봄에 착공할 계획이다.

현대는 공단부지 측량은 물론 공단운영 조건 등 북한측과 투자환경 협의도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

현대 관계자는 "현재 마련 중인 공단운영 방안을 정부와 논의해 결정한 뒤, 이를 북한과 다시 협의해 확정해야 한다" 며 "공단운영 방안이 정해져야 입주업체 선정과 사업자금 조달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작업이 본격화 할 수 있다" 고 말했다.

이처럼 개성공단 사업이 늦어짐에 따라 현대가 계획한 개성공단에서의 내년 9월 첫 제품 생산 계획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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