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삼성 ‘귀한’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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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결자해지(結者解之)다. 끝없는 부진에 빠졌던 이승준(32·2m4㎝)이 결국 삼성을 구했다. 삼성은 26일 안양에서 열린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KT&G를 77-63으로 꺾고 8연패에서 벗어났다. 새해 첫날 KT&G에 이긴 뒤 25일 만의 승리다. 삼성은 7위 전자랜드와 3경기 차를 유지하며 6강행 먹구름을 걷어냈다.

삼성 선수들은 잔뜩 벼르고 나왔다. 이날 밀리면 9연패로 팀 창단 후 최다 연패 기록을 갈아치울 위기에 놓여 있었다. 이승준은 “오늘 지면 끝이다”며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삼성의 8연패엔 이승준의 책임이 일정 부분 있다. 이승준은 팀이 연패한 8경기에서 평균 9.3점·4.4리바운드에 그쳤다. 수비는 허술했고, 실책은 쏟아졌다. 안준호 삼성 감독은 이승준만 따로 불러 몇 가지를 지시했다. 이승준은 “감독님이 확실한 기회에서만 슛을 쏘라고 하셨다. 리바운드도 강조하셨다”고 귀띔했다. 안쪽을 지키라는 주문이었다.

이승준은 20분을 뛰며 팀 내 최다인 13점을 올렸다. 리바운드 8개, 블록슛 1개, 스틸 1개도 했다. 이승준은 초반부터 적극적인 돌파로 안쪽을 파고 들었다. 1쿼터 이상민의 패스를 공중에서 받아 그대로 림을 찍어내렸고, 2쿼터엔 골밑슛을 성공시킨 뒤 파울로 얻은 추가 자유투까지 넣어 점수 차를 41-21로 벌렸다. 이승준보다 6㎝ 작은 KT&G 김종학은 반칙밖에 방법이 없었다. 이승준은 전반에 7득점했고, 리바운드를 5개 잡았다.

이승준이 골밑으로 돌진하자 바깥에서도 기회가 생겼다. 삼성 선수들은 자신 있게 슛을 던졌고, 김동욱 등이 3점슛 11개를 던져 7개를 꽂았다.

KT&G는 이승준과 외곽을 동시에 수비하느라 힘을 빼 1쿼터 10점, 2쿼터 15점에 그쳤다. 후반에도 줄곧 20점 차로 끌려다니다 무릎을 꿇었다. 올 시즌 삼성전 4연패다.

인천에서는 홈팀 전자랜드가 오리온스를 67-66으로 꺾고 3연승했다.

안양=김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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