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파생상품 투자 실무자 고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우리금융지주가 우리은행의 파생금융상품 투자 손실과 관련해 실무자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번 고발이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투자 당시 우리은행장)에 대한 소송으로 이어질지가 관심이다.

우리금융은 26일 “전 우리은행 부행장 H씨와 전 홍콩우리투자금융대표인 또 다른 H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전 홍콩우리투자금융대표 H씨는 파생상품 투자와 관련해 향응 등을 제공받은 정황이 포착돼 배임수재 혐의가 추가됐다. 파생상품 투자와 관련해 우리금융이 소송을 제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은행은 2004~2007년 파생상품에 총 15억8000만 달러를 투자해 1조6280억원의 손실을 냈다. 고발당한 두 전직 임원은 당시 파생상품 투자를 주도했던 실무진이다.

현재 우리금융과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황 전 회장에 대한 민·형사 소송 제기를 놓고 법률을 검토하는 중이다. 예보 관계자는 “황 전 회장에 대한 법적 조치는 두 실무진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나오는 걸 보면서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고발 대상이 황 전 회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와 예보는 파생상품 투자에 대한 책임을 물어 황 전 회장에게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황영기 전 회장은 금융위의 중징계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지난해 12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한애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